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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 작은 발걸음 (인천→타이페이)

언제나 위대한? 일은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하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달착륙, 남극점과 북극점 도달... 낮선 새로운 세상을 향한 시작과 마지막에는 작은 발걸음만이 있을뿐이다.

작은 발걸음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를 해야만 했다. 낮선 새로운 세상으로 가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더 이상 내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않기위해 철저히 준비를 해야만 했다.


6년간의 바람과 1년 동안의 준비한 모든 것이 2010년 11월 한달의 기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유럽 방랑기는 이제 시작하였지만 전체적인 단계에서는 마무리를 짓는 과정인 것이다.

시작과 끝이 함께하는 나의 유럽 방랑기는 그렇게 다가왔고, 드디어 내 고국을 잠시나마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 나와 함께할 짐들이다.
배낭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배낭!, 그리고 캐리어, 카메라 가방, 크로스 백...
실제 여행지에서는 카메라를 매고, 크로스 백만 챙겨서 다닐거다.


저녁 7시 비행기라 오후 5시쯤 나섰다.
집 근처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시원스럽게 뚫린 인천대교를 지나간다.

친구들에게 문자를 남긴다.
'나 유럽 순방하고 올게!'


인천국제공항 도착 기념으로 찰칵!
나를 환송해주는 이는 없지만... 슬프지 않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떠나는거구, 한달도 안돼서 다시 돌아올거니까!

다만, 내가 없는 사이에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무 일도...


내가 이용할 대만 국적의 에바항공!
전세계적으로 지연이나 연착이 적은 항공사로 유명하다. (나중에 영국항공, 루프트한자, 케세이퍼시픽을 이용한 다른 배낭여행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바로 밑이 도착 공항인데 2~3시간씩 연착한 경우도 있었다. -_-;; )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용해본 사람들의 평을 보면 기내식이 느끼한 중국식 위주로 나온다는 것을 제외하면 저렴한 외국계열의 항공사들 중에서 가장 좋은 편인듯 하다.

갈 때는 인천 → 타이페이(12시간 공항 대기) → 방콕(경유지) → 런던이고,
돌아올 때는 파리 → 타이페이 → 인천 순으로 유럽 왕복권을 총 87만원에 구입했다는 것은 기적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항공권이 저렴하니까 중간에 경유지가 껴있고, 심지어 '12시간 공항 대기'마저 있어서 불편한 점도 있다.
불편한 점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행의 시작에서 불편하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좋은 점만을 생각해서 즐겁게 시작하는게 여러모로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천국제공항의 이모저모!
진짜 국제공항 아니랠까봐... 규모가 크다.
벌써부터 느끼지만... 자국 항공사가 아닌 외국 항공사의 비행기는 바깥쪽 외곽의 게이트로 할당된다. -_-;;
덕분에 중간에 공항 내 전철도 타보구 1번 게이트부터 129번 게이트까지 쭈~욱 구경하면서 싸돌아다닐 수 있었다. ㅋㅋ


나와 유럽 방랑을 함께할 노키아 네비게이터로 찍은 파라노마 사진!
앞에 비행기만 있었으면 더 멋진 사진이 되었을거라 생각한다.


드디어 도착! 130번 게이트는 탑승동 맨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ㅠㅠ


내가 탈 비행기는 대만 운송업계에서 대기업에 속하는 에바그린그룹의 에바항공사 비행기로 흰색 바탕의 동체에 짙은 녹색의 도장이 쉽게 기억된다.
편명은 BR159기로 편명이 홀수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이고, 짝수이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뜻한다.
기종은 에어버스 A330-300인것 같다. 엔진이 2개만 달려있지만 중장거리용으로 개발되었고, 이전 기종인 A330-200의 옆그레이드? 버전?이기 때문에 많은 항공사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종에 속한다.고 알아 보니까 나와있다.


아싸! 창가 쪽이다. 화려한 중국어 노래가 나오고 있다. 들리지 않는가? ㅋㅋ


정말이지! 난 운이 좋은거 같다.
창가 쪽인데... 날개가 바로 보이는 자리이다.
야간이라 잘 보이지 않겠지만... 그래도 플랩이 펼쳐지고 접혀지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어서 나 같은 공돌이에게는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좋은 구경거리가 되어준다.


Sea of Japan... 일본... 진짜 드럽게 논다.
에어버스社에 항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도쿠가 그렇게 재미있는줄 몰랐다. 이건 단지 시작이었을뿐...
(시작은 네 맘대로 했겠지만, 끝낼때는 아니란다... ㅠㅠ)


BR159편은 한류 열풍 때문에 새롭게 추가된 노선인게 분명하다!
우리나라에 한류 관광을 오는 대만인들을 위한 식단으로 제공된다.
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효군!'이지만... 첫 에바항공 기내식은 군대에서 먹었던 '맛다시'를 상기시킬 정도로 느끼했다. 웃긴거는 다 먹었다. 옆에 대만 아주머니께서 빵을 주셨다. 씨에씨에!

기내식의 테러도 단지 시작이었을뿐...


전면 모니터를 통해서 영화, 음악, 게임이 가능하고, 현재 비행 상황, 위치와 같은 정보를 상세히 나타내주는 기능도 있다.
터치가 안 되는 모델이라서 좌석 팔걸이에 부착된 컨트롤러(전화 기능도 있다!)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서 조작한다.

자세히 보니 Windows CE 기반의 임베디드 시스템인듯... 역시 난 전자과다. -_-;;


심심해서 인천에서 받은 항공표를 찍어봤다!
보딩패스(탑승권)는 BR159 인천(ICN) → 타이페이(TPE), BR67 타이페이(TPE) → 런던(LHR) 2장을 받았고, 화물로 부친 캐리어 물품표는 런던에 도착할 때 까지 잘 보관해야한다고 (글로) 배웠다!
자세히 보면 화물은 중간에 빼내지 않고 자동으로 내가 타는 비행기에 실려 간다.


드디어 대만의 국제공항인 타이페이 장영공항에 도착했다!
모두들 Arrive(도착)로 빠져나가고 있는데... 중간에 Transfer(환승) 입구에서 에바항공 직원들이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첫 순방지에서 환영식이 좋다! ㅋㅋ)

그렇게 환승장으로 향한 사람은 나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바로 에바항공 트랜짓 호텔로 향했다.
공항에서 12시간 대기이기 때문에 밤 9시에 도착해서 다음날 아침 9시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환승객들을 위한 공항 내에 위치한 트랜짓 호텔로 가게 되었다.

호텔 비용은 하루 숙박에 $95였고, 내부 시설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을 대만 방송을 보여줄 TV도 있구, 110v 전원플러그와 유선 ADSL 라인을 갖춘데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

딱, 12시간만 있을거니까...
내 배낭을 걱정하지 않고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으니까...


내가 알아들을 수 없을 대만 방송을 보여줄 TV가 아니었다!
대만에서 김자옥씨와 성유리씨가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보다니... 근데, 더빙이다. ㅠㅠ
대만에서의 한류는 대단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한류 스타 사진이나 간단한 기념품이라도 사둘걸...


미니 노트북으로 내가 떠난 하루 사이에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확인하고 있는중...

역시 한국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ㅠㅠ

그러나 다짐한다.

나중에는 내가 없으면 한국이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위대하고 중요한 사람이 될거라고...